지표 환자 코로나19 감염 우려에도 나흘간 일상생활좁은 기숙사는 환기도 잘 안 돼…승리제단 "죄송하고 미안하다"집단감염 발생한 부천 '승리제단'[연합뉴스 자료사진](부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경기 부천의 종교시설과 보습학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나온 가운데 처음 증상을 보인 지표 환자의 때늦은 검사가 감염 확산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이 환자가 생활한 종교시설 내 기숙사는 밀폐된 방에서 2∼3명이 함께 지내는 구조여서 빠른 감염을 부추겼다.10일 부천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90명 넘게 나온 괴안동 영생교 승리제단 시설과 오정동 능력보습학원의 지표 환자는 50대 학원 강사 A씨다.A씨는 지난 3일 기침과 근육통 등 증상을 보였지만 감염을 의심하지 않고 생활하다가 7일 검체 검사를 받고 8일 확진됐다.코로나19 감염과 확산 우려에도 나흘간이나 일상생활을 한 것이다.A씨는 승리제단 남자기숙사에서 지내며 해당 보습학원에서 일했는데 증상 발현 후 검사 전까지 신도와 학원 원생 여러 명을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그는 학원 제자 1명이 지난 7일 확진되고 나서야 자신의 감염을 의심하고 검사받았다.A씨가 지난 3일부터, 제자가 6일부터 발열 등 증상을 보인 점을 고려하면 나흘 사이 감염이 확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곧바로 전수조사하며 대응했지만, 감염은 이미 퍼진 상태였다.승리제단과 관련해서는 종교시설 내 남녀 기숙사, 의류제조업체 보광패션, 관현악단 등지에서 총 5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특히 남자 기숙사에서는 전체 입소자 21명 중 70% 넘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환기도 잘되지 않은 데다 침대가 다닥다닥 붙은 좁은 기숙사 방에서 2∼3명씩 함께 지내다 보니 감염 속도가 빨랐다. 기숙사에서 지내는 신도들은 샤워실과 세탁실 등도 함께 쓴 것으로 알려졌다.학원과 관련해서는 원생 26명뿐만 아니라 원생 가족 8명도 감염돼 앞서 확진된 A씨와 제자 등 3명을 포함해 총 3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방역 당국은 A씨로부터 시작된 감염이 원생을 거쳐 원생 가족까지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집단감염 발생한 부천 '승리제단'[연합뉴스 자료사진]문제는 A씨로부터 시작된 감염이 계속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승리제단은 지난달 18일부터 수도권 지역 대면 종교활동을 총 좌석의 10%까지 허용한 정부 방침에 따라 예배 등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승리제단은 지난 16일 홈페이지에 '본부 승리제단은 전체 성도가 다 모여도 (전체 좌석의) 10%가 안 되기 때문에 1월 18일 월요일부터 기존의 방식대로 정상적으로 예배를 본다'는 안내 글을 올렸다.모든 신도를 모아놓고 예배하거나 단체로 활동했을 개연성이 큰 이유다. 한 주민은 "나이대도 다양한데 토요일이면 몰려다녔다"며 이곳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영생교는 교리상 매일매일의 정기 예배를 강조하는데 일부 신도는 예배 때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방역 당국은 승리제단 신도 139명 중 107명을 전수 검사했으며 나머지 32명 중 5명은 다른 지역에 있어 현지에서 검사할 예정이다.그러나 미검사자 27명은 오래전부터 시설에 나가지 않았다며 검사를 거부하거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방역 당국은 이들 27명의 감염 여부 확인을 경찰에 의뢰하기로 했다.영생교 승리제단은 1981년 교주 조희성 씨가 부천에 설립한 종교단체로 국내 6개 지역에 별도 조직을 운영하며 '마귀를 이긴 하나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조씨는 1990년대 신도 암매장과 재산 헌납 강요 등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를 받았으며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다가 2004년 심장 마비로 숨졌다.승리제단은 이날 홈페이지에 "제단 기숙사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심려를 끼치게 된 점 대단히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라며 "방역 당국의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른 시일 내 바이러스가 확산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장덕천 부천시장은 "2월 초부터 증상이 있던 학원 강사 A씨가 활동한 관계로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확진 환자를 추적 조사해 이른 시일 내 안정을 되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son@yna.co.kr▶네이버에서도 뉴스는 연합뉴스[구독 클릭]▶[팩트체크]기본소득제, 美알래스카만?▶제보하기<저작권자(c) 연합뉴스(https://www.yna.co.kr/),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