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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해외사업 美 주력

직진출 베트남 잇단 계획차질
마트 `규모의 경제` 추진 못해

2년전 인수한 美굿푸드홀딩스
3분기 누적매출 1조2000억원
선택과 집중 더욱 강화할 듯
"파트너 찾아 브랜드 남길수도"

베트남 호찌민에 위치한 이마트 고밥점 전경. [사진 제공 = 이마트] 이마트가 베트남 진출 5년 만에 현지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은 대형마트 사업에 필수적인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이마트는 2015년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을 열면서 이미 호찌민에 2호점 용지까지 확보하고 지난해 오픈을 목표로 출점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현지 당국의 규제와 인허가 과정의 어려움 등으로 기초공사 단계에서 공사를 멈춰야 했다. 2호점 오픈이 벽에 부딪히면서 현지에 매장 5~6곳을 연다는 중장기 계획도 사실상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베트남에서 현지 업체와 제휴가 아닌 직접 진출 방식으로 사업을 펼치다보니 규제당국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이마트는 100% 지분출자로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에 발을 내디뎠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최소 매장이 10개 이상은 돼야 제조사와 가격협상력을 갖게 되고 물류효율도 나온다"며 "그만큼 점포를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사업을 유지할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업 확장이 여의치 않아지자 이마트는 베트남 법인에 대한 투자계획도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 반기보고서에서 베트남에 2022년까지 3년간 46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던 이마트는 같은 해 3분기 보고서에서는 이를 절반 수준인 2478억원으로 확 낮췄다.

이마트가 과감하게 베트남 사업 철수를 결정한 데에는 과거 중국에서 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한때 현지 매장을 26개까지 늘리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 규제로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다 2016년 사드 사태로 영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2013년부터 4년간 누적 적자가 1500억원에 달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이마트는 결국 잇따라 점포를 줄인 데 이어 2017년에 남은 매장 5곳을 태국 기업에 넘기며 중국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베트남에서 철수하는 대신 이마트는 최근 급성장 중인 미국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이마트의 해외사업 누적 매출은 1조28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2% 늘었을 뿐 아니라 지난해 연간 전체 매출 7785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미국 자회사 굿푸드홀딩스다. 굿푸드홀딩스는 미국 LA와 시애틀 등 서부지역에서 프리미엄 식자재와 유기농 식품 유통 체인점을 운영하는 회사로 2018년 이마트가 3075억원을 주고 인수했다. 특히 코로나19로 미국 내 식료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 회사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96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6%나 뛰었다. 이는 이마트가 같은 기간 올린 전체 해외 매출 중 93%에 달한다. 인수 후 운영 매장을 2배 가까이 늘리고, 지난해 굿푸드홀딩스를 통해 미국 현지 슈퍼마켓 체인점 업체인 뉴시즌스 마켓도 인수하는 등 과감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코로나19로 급증한 먹거리 소비를 자연스럽게 흡수했다. 잘되는 사업에만 집중하고 안되는 사업은 과감히 접는 이마트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이미 국내에 적용돼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돈 되는 사업에 집중투자하는 이마트의 성공 전략은 당분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강희석 대표를 유임한 데 이어 SSG닷컴 대표까지 겸임하게 하면서 더욱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도 2022년까지 837억원을 투자해 점포를 확대한다. 특히 이르면 내년께 미국 LA 번화가에 한식을 포함한 각종 아시아 먹거리를 판매하는 PK마켓을 열 예정이다. 베트남 사업 철수와 관련해 이마트 관계자는 "다른 유통사와 전략적 제휴 혹은 사업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이를 타진하는 상황"이라며 "철수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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