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엘크루 베네치아 도 구축건물 철거후 신규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가운데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정비사업지 내 ‘1+1 분양’을 받은 다물권자는 현재 이주비 대출을 금융기관으로부터 한 푼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1+1 분양이란 종전자산의 주거전용 면적이 분양을 신청할 주거전용면적보다 더 넓은 조합원이 2개의 분양권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전 엘크루 베네치아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를 받고 나면 1+1 분양을 받은 조합원도 다주택자로 분류된다.대전 엘크루 하지만 이번 ‘6.27 대출규제’로 인해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0원’으로 제한되면서 이주비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기본 이주비를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지 못하면 시공사가 제공하는 추가 이주비만으로 충당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가용할 수 있는 이주비가 대폭 줄어들 뿐더러, 조합의 사업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셈이다.

문제는 다주택자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두 분양권 중 하나를 팔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점이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76조에 따르면 이전고시일이 난 다음날부터 3년간은 주택을 전매할 수 없다. 특히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나 용산구는 완공 때까지 조합원 지위승계가 아예 불가능하다. 투기성 거래를 막기 위해 입주권 거래를 막아뒀기 때문이다.

한남뉴타운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하나를 팔고 싶어도 전매가 불가능해 출구가 없다”며 “현금 여력이 있는 매수자도 나타나기 쉽지 않을 텐데 어쩌라는 건지, 재산권 침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1+1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면서, 철거를 개시하면 이주비 대출을 공사 기간 거주할 집의 전셋값으로 쓰려했던 조합원들도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또 현재 거주 중인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빼주려 했던 조합원들도 난감해진 것은 마찬가지다.

서울 양천구 목동 재건축 아파트의 한 조합원은 “이러다간 정비사업이 올스톱 될 거 같다”며 “입주를 하게 되면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이주비대출을 상환하는 등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알아서 자금을 다 마련해야 하니 조합원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획일적인 대출규제가 조합원들의 발목을 잡으면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둔 정비사업장의 향후 사업 진행이 지장을 받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고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둔 사업장은 53곳이다. 이들 사업장이 공급 예정인 가구 수만 5만여 가구에 달한다.

특히 각각 4739가구, 3185가구의 초대형 규모가 공급될 북아현3구역, 신림1구역 등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두고 있다. 노량진1구역, 개포주공 6·7단지 역시 각각 2992가구, 2698가구가 공급 예정인 핵심 정비사업지다.

전문가들은 이번 ‘6.27 대출규제’ 조치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활성화하고 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당초 기조와 정확히 반한다는 지적도 제기한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공급은 더 이상 새로운 택지를 발굴하기보단 재개발·재건축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데, 정비사업 속도가 잦아들며 공급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후보 시절 민주당의 정책공약집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절차 및 용적률·건폐율 등을 완화하겠다며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 익명의 재개발·재건축 전문가는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을 하지 못하고 시공사가 사업비 대출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이주비 대출을 시행할 시 3~4%의 금리로 갈 수 있는 걸 6~7%씩 금리를 납부해야 한다”며 “조합의 사업비가 몇 천 억 단위로 늘어나는데, 현금이 없는 자들은 신규 주택 공급을 받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천동 민간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