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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ali 날짜24-11-14 01:25 조회2회 댓글0건본문
『 바둑이하는법 우리 사이의 간격 』언제나 한결같은 바둑이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제가 선생님께 공식적으로 인사드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거의 매일 서로의 생사를 살피는 사이인데도 말이예요. 그러고보니 살피다 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우리 사이의 간격에 그다지 깊숙한 유대감이 자리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살피다 대신 참고하다로 변경하겠습니다. 우리는 거의 매일 서로의 생사를 참고하는 사이입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처음 등교하던 때가 20년 6월이었으니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아마도 그때부터였겠지요. 제가 등교하는 시간대의 선생님께서는 철창에 갇힌 채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있는 상태로 숙면을 취하고 계십니다. 또는 인기척에 실눈을 뜬 채로 누워 계십니다. 제가 하교하는 시간대의 바둑이하는법 선생님께서는 철창 밖 목줄에 묶여 선생님의 거주지 안에 가만히 서서 그 앞으로 지나가는 모든 것들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선생님께서 매일 지켜보시는 모든 것들 안에는 저 역시 포함됩니다. 선생님께서 저를 지긋이 바라보실 때면 저도 선생님의 새카만 눈동자를 몇초 간 바라봅니다. 그 새카만 눈동자로 저를 가만히 응시하며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 것인지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각자 사용하는 언어는 서로를 그다지 유연히 이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마저도 우리는 시도해 본 적이 없죠. 그러나 저는 선생님의 일상 그리고 그 일상이 모여 이루어질 삶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껏 선생님과 마주쳤던 모든 순간이 꼭 바둑이하는법 등하교 시간만은 아니었습니다. 가끔씩 저는 학교에 느지막히 등교하곤 하는데요. 점심시간이나 그보다 조금 더 일찍 등교하는 날이면 선생님께서는 방금 막 잠에서 깨어나신 모습으로 저를 응시합니다. 또한 학교 근처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하늘이 어두워질때쯤 집으로 걸어 돌아올때면 선생님께서는 자리에 서서 마찬가지로 저를 응시합니다. 제가 보았던 모든 순간마다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의 시선 끝에 존재하는 것들을 응시합니다. 계절이 바뀌고, 정권이 교체되고, 제가 학교에 지각을 하고, 진로 방향성을 여러번 바꿀 때 동안 선생님은 같은 자리에서 같은 자세로 같은 표정을 하고서 세상을 응시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자유와 행복을 보장받지 못한 삶에 체념한 채로 얌전히 살아갑니다. 선생님께서는 짖거나, 꼬리를 흔들거나, 바둑이하는법 뛰거나, 웃는 표정을 짓고 있었던 적이 근래에 단 한번도 없지 않습니까. 선생님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으로부터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지 못함을 저는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생님의 새카만 눈동자를 고작 몇 초 동안밖에 바라보지 못하고 황급히 시선을 돌리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의 눈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선생님께서 저에게 전하고 싶어 하시는 말씀이 선명하게 들릴 것만 같습니다. 가장 긴요히 전달하고 싶은 말은 가장 조용하게 말해야 하는 법이잖아요. 선생님께서는 이미 그 사실을 깨우치신 듯 했습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극 중 지안은 동훈의 삶에 대해서 ‘성실한 무기징역수’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을 보면 그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바둑이하는법 저는 마치 성실한 무기징역수같은 생을 살아가는 눈동자를 빤히 바라볼 자신이 없습니다. 그게 어떤 생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나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져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혹여나 그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저와 선생님도 마찬가지지요. 원치 않는 하늘을 보고, 원치 않는 발걸음을 옮기고, 원치 않는 말들을 기어코 해내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는 생각이 사무치게 드는 요즘입니다. 심지어 요즘의 일상은 행복한 편에 속합니다. 한때 다시는 눈을 뜨고 싶지 않아 몇번이나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고 약을 삼키고 손목을 긋고 유서를 썼던 날들이 존재했습니다. 제 인생이 창피했습니다. 스스로를 못나고 실패한 바둑이하는법 인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행복해지려는 노력을 하면 할 수록 점점 더 외롭고 불행해져만 갔습니다. 죽으려 하는 족족 실패한 탓에 하는 수 없이 살아갔습니다. 와중에 모두가 저의 손을 뿌리쳤습니다. 그땐 분명 죽기 위해 최선을 다했었는데 이렇게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채로 삶에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으나 우리는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안타깝게 실감합니다. 최근 몇일동안 선생님의 모습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때를 불문하고 철창 깊숙한 곳에 누워만 계셨기 때문입니다. 몸 또는 마음이, 혹은 두 가지 모두가 온전치 못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여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본래 개들은 바둑이하는법 몸이 아플때면 폐쇄된 곳에 틀어박힌 뒤 회복될 때까지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그 시간을 너무 고통스럽게만 보내지 않으시기를 깊이 바래봅니다. 저도 최근에 온몸이 매우 아파 약 다섯번의 시도 끝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는데요. 이는 시합을 앞두고 평소보다 격렬히 운동을 한 뒤 찾아오는 근육통과 관절염과 타박상 때문입니다. 잊을만 하면 이틀에 한 번 꼴로 다시금 심해지는 통증은 일상의 작은 움직임에도 인상이 절로 찌푸려지게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아픔들을 지나쳐 약 한 달 뒤에 있을 한 차례의 시합을 완전히 마치고 나면, 결과와는 상관없이 스스로가 대단히 성장했음을 분명 실감할 것입니다. 매 시합때마다 바둑이하는법 겪는 일종의 루트입니다. 선생님께서도 지금의 시간을 그저 헛된 아픔으로만 생각치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그 아픔마저도 흡수하여 부디 전 생애의 밑거름으로 사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하여 선생님께서는 으레 나약해지지 마시고 꼭 이겨내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가령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시게 되더라도 선생님의 안보를 이토록 절실히 빌었던 사람이 있음을 깨닫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성실한 무기징역수같은 생을 살아가는 생명이 더 이상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곳에 도달하시기를 바랍니다. 끝내 그 곳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만나면 끊임없는 행복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2년 8월 27일이제는 선생님의 생사에 참견하고 싶은송경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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