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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월세시장에서 생소한 용어들이 생겨나고 있다.
세입자가 계약갱신 청구를 하지 않을 때 집주인에게 요구하는 '위로금'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변호사는 "세입자들이 위로금을 막 (올려)부른다"며 "6000만원 달라는 사람까지 봤다"고 했다.
서울 강남 요지의 아파트단지에선 씨가 마른 전셋집을 구해달라고 세입자들이 경쟁적으로 '촉진비'를 쓴다. 그리고 집주인이 '갑'인 경우 기존 세입자는 법정 상한만큼 보증금을 안 올린 척 그대로 계약을 갱신하고 2년 뒤 보증금을 적게 돌려받기로 '할인금'을 약정하거나, 돈을 빌려주고 갚는 식으로 이면계약도 한다. 세입자끼리 '권리금'을 주고받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심지어는 콧대가 높아진 한 전셋집 세입자는 집을 보여주고 10분당 5만원씩 받겠다고 '관람료'까지 요구한 사례도 있다.
알 만한 사람들은 모두 반대했던 임대차법을 정부 여당이 졸속 시행한 후 벌어지는 현상이다. 예전에는 볼 수 없던 비용들이 편법의 영역에서 확대되고 있다. 이런 '급행료'류의 관행은 시장시스템이 일천하고 민도가 낮은 후진국에서나 볼 만한 것들이다. 그런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통용되기 시작했다.
위로금, 촉진비, 권리금 등은 모두 집주인이나 세입자들에게 추가 부담으로 더해진다. 특히 집주인들은 자기집에 자기가 입주하는데 위로금까지 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세입자들은 전세 살 집이 점점 귀해지고 월세, 반전세로 바뀌며 부담이 점점 커지는 데 대해 분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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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이런 암시장은 확연하게 예견된 결과다. 임대차법은 입법과정에서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만류한 바 있다. 결국 어설픈 규제로 공급이 막히면,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사회 전체의 효용도 줄면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경제학원론 문구가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 백가쟁명의 경제학계에서조차 '임대료 규제의 궁극적인 폐해'는 이견 없이 확고한 의견 일치가 이뤄진 대표적인 명제다. 1992년 미국 경제학회 회원의 93%가 "임대료 상한은 주택의 질과 양을 저하시킨다"는 데 동의했다. 심지어 스웨덴 경제학자인 아사르 린드베크는 "임대료 규제는 전쟁 다음으로 도시를 파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까지 말했다.
이번 법안에서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갈등 해결의 방식이다. 암시장에서 '위로금' '급행료' 등에 대한 갈등이 발생할 경우에 대해 가이드라인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분쟁을 통해 알아서 해결하라"고 방임해 놨다. 그간 '선하고 평화롭게' 지내던 세입자와 집주인들을 소송까지 내몰고 있다. 법안 한두 개가 국민을 어둡고 불쾌한 암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국민 모두는 세입자이거나 집주인이다. 조속히 법을 바꾸고 정상궤도로 돌려놓지 않으면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다.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4681719?sid=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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